아줌마가 되고 나니 자꾸 잊어먹는다

아줌마가 되고 나니 자꾸 잊어먹고, 정말 앞으로의 일들을 계속 머릿속에 생각하던 내가 나사 빠진 사람처럼 자꾸 잊어먹는다. 특히 일정, 하는 일 등...

나는 ADHD가 아닌 똑순이로 불렸는데 그런 나의 과거가 무색해질 만큼 잊고 지내는 것 같다.

뇌를 같이 출산한다는 게 이런 이야기인가.

임신 출산하면 나의 변화에 맞딱드릴 때가 가장 어려운 것 같다. 그래서 나는 31살 경단녀로서 내일 아침부터 지킬 3가지 루틴을 정했다.


1. 모닝페이지 작성하기

내 의식의 흐름에 따라서 세 쪽 분량으로 길게 내 생각을 적는 것. 그냥 쓰는 것이다. 그냥 막 쏟아붓는 거. 대단할 것 없고 사소하고 이상하고 바보 같아도 된다.

검열하지 않고 쓰는 게 핵심

쏟아낸 글을 보면서 스스로 검열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초등학생 일기 쓰듯이 그냥 쓰는 것이다.

아티스트 웨이라는 책에서 출발한 글인데, 아침 일기 쓰는 거랑 같은 맥락인 것 같다.

내가 모닝페이지를 알게 된 계기

이청아 유튜브를 보며 아티스트 웨이의 모닝페이지가 있다는 것을 알았고, 예박사라는 유튜버를 보면서 아침 일기를 알게 되었다.

출산 후 머릿속이 뒤죽박죽이고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겠는데, 아침에 내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2. 백로그와 플래닝: 세컨드 브레인 만들기

요즘 시대는 정보가 넘쳐나는 시간이다. 인스타나 유튜브를 볼 때마다 "오 이거 좋은 내용이다." 하지만 난 지금 쉬니까 이건 나중에 에너지가 있을 때 봐야지 하고 항상 나중에 볼 영상, 북마크 혹은 캡처를 해놓고 까먹는다.

그리고 나중에 시간이 있을 때는 내가 그것을 정해놓은 것조차 까먹고, 사진 때문에 용량이 적을 때는 캡처해놓은 것을 먼저 삭제하게 된다.

노션을 활용한 세컨드 브레인

그와중에 내가 보게 된 게 유튜브 오너스 채널에서 노션을 활용한 세컨드 브레인이다.

이 책을 아직 읽지는 않았지만, 이 유튜버는 세컨드 브레인이라는 책을 보면서 노션을 활용해서 만들기 시작했고 주에 1번씩은 확인하고 중요한 내용들은 정리하고 나만의 요약을 해놓는다고 했다.

보고 정말 좋은 기능이라고 생각했고, 노션을 한 번도 써본 적 없지만 한번 가입해보았다.

아이폰 미리 알림으로 스케줄 관리

그리고 아이폰의 미리 알림을 통해서 스케줄 관리를 하기 시작했다.

불현듯 머릿속에는 해야 할 일이 자꾸 떠오르는데 막상 일을 할 시간이 되면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카톡에 나와의 채팅 혹은 문자 나한테 보내기를 활용해서 남기기도 하지만, "아 이따가 기억날 거야" 하고 넘기면 이따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 진짜 이런 사람 아닌데 ㅠㅠ...

 

나에게 남은건 두 아이 뿐이던가....


3. 나만의 루틴 만들기: 아웃풋 중심으로

흩뿌려져 있는 목표 없이 계속 주어 담기 식으로 하는 일상들을 조금 루틴화 만들 필요가 있고, 강박적으로 자꾸 스케줄을 짜려고 했던 내 모습을 놓고 싶었던 것들이 있었는데, 그런 걸 또 너무 놓아버리면 안 될 것 같다.

하기 싫은 거 하루에 하나씩 하기

내가 하기 싫은 거 하루에 하나씩 하기 - 공부왕 찐천재에 전지현이 나온 부분에서 전지현이 이야기한 부분이다.

엄마가 되다 보면 하기 싫은 걸 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하지만 계속 내 것에서는 그 부분을 부족해 가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블로그도 해야 하는데 한편으로 귀찮고, 그냥 안 하는 이유에 대한 핑계를 자꾸 찾는 것 같고...

오늘 바쁘게 살았는데, 남는 결과가 없다

나 오늘 바쁘게 살았는데, 하지만 무엇을 했는지 남는 결과가 없는 것 같다.

지금 내가 부족한 건 루틴이 정해져 있지 않고, 목표가 일관성이 있지 않다. 그래서 매일 꾸준히 해야 하는 일들과 분야별로 내가 해야 하는 것 목표를 정하고 그것의 To-do list를 아웃풋 형식으로 만들어서 따라갈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바다를 보며 다짐하는 모습

일을 결과물 단위로 끊어내는 능력

요즘은 바쁘게, 오랜 시간 일을 한다고 해서 일을 잘한다고 표현하진 않는다. 그것보다는 눈에 보이는 결과물로 말하는 시대가 된 거죠.

저는 이게 단순히 '최종 성과를 잘 내야 한다'는 이야기뿐만 아니라 하루하루의 루틴이나 매일 하는 일들을 작은 결과물 단위로 잘게 나눠서 기록하고 쌓아가는 능력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것 같다.

To-do list를 과정이 아닌 결과물 기준으로

To-do list를 과정이 아닌 결과물 기준으로 정리해야 한다.

예를 들어:

  • 그냥 'PPT 만들기'
  • ✅ '슬라이드 커버 이미지 한 장 만들기'
  • ✅ '데이터 시각화용 그래프를 한 개 정리하기'

어떤 아웃풋을 내야 하는지 적는다. 이 업무의 단위가 작아질수록 집중력도 올라가고 끝냈을 때의 성취감도 올라간다.

시간이 아니라 결과물로 관리하기

또 다른 하나는 일을 할 때 일을 관리하는 단위를 시간이 아니라 결과물로 관리하는 것.

예시:

  • 오늘 2시간 공부하기
  • ✅ 요약 정리 한 페이지 만들기
  • ✅ 포토샵을 공부하고 나만의 일러스트를 하나 만들어보기

단순히 '몇 시간 했다.', '인풋을 만들었다' 해서 만족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이것으로 내가 무엇을 얻었고 어떤 아웃풋을 만들었는지 작성하는 것.

기록을 쌓다 보면 방향성이 보인다

그런 기록을 쌓아 나가다 보면 단순히 "오늘 열심히 일했다"라는 막연한 느낌보다는 "내가 특정 결과물을 만들어냈다"라는 느낌을 구체적으로 내가 어떤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는지 방향성이 느껴진다.

내일 아침부터 지킬 업무 관점

요즘 업무할 때 이런 관점으로 생각해야 한다.

"이 업무를 하면 나에게 어떤 게 남을까?"
"어떤 방식으로 내가 열심히 일을 했다는 것을 저장하고 또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

이 질문을 붙이는 순간 그 업무는 단순한 업무가 아닌 내가 일을 잘하기 위한 도구가 된다.


31살 경단녀의 새로운 시작

출산 후 기억력이 떨어지고,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겠고, 아무것도 남지 않는 것 같은 무기력한 날들이 계속됐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질 거다. 내일 아침부터 이 3가지 루틴을 지키면서 다시 나를 찾아가려고 한다.

내일 아침부터 지킬 3가지

  1. 모닝페이지 작성: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의식의 흐름대로 3쪽 쓰기
  2. 세컨드 브레인 만들기: 노션과 아이폰 미리 알림으로 모든 정보 저장
  3. 아웃풋 중심 계획: To-do list를 결과물 기준으로 작성하고 실천

똑순이였던 나를 다시 찾을 수 있을까? 아니, 더 나은 나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31살 경단녀로서 다시 시작하는 나의 루틴 만들기. 같은 고민 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